[잡담]100분 토론 400회 특집: 역시 신해철과 진중권, 그리고 유시민

지극히 주관적인 글이며, 반말체인 점 양해 바랍니다.

오늘 EBS스페이스 공감 녹화가 있었던 관계로 무대의상을 입고 바로 나온 것 같은 신해철씨.
다른 짓을 하다가 평소 100분토론 시간 생각했다가 앞부분을 놓쳤지만 시청자들이 뽑은 최고의 논객들답게 열띤(말그대로) 방송이었다.

나경원 의원. 혼자 상대편, 자기편 대다수의 공격을 막아 내느라 힘겨웠고 방어하기도 바빴다.
제성호 교수. 그놈의 헌법 타령과 말꼬리 잡기, 오늘 패널중 최악.
전원책 변호사. "김정일이 죽었다면 가장 기쁜 뉴스였을텐데" 이 한마디로 존재감 각인.
이승환 변호사. 글쎄.......

전병헌 의원. 야당 의원다운 발언과 내용들, 그다지 신선하진 않았다.
유시민 前장관. 가장 차분하게 자신이 할말을 조리있게 잘 했던 분 같다.
진중권 교수. 독설가의 수장답게 오늘도 역시 날카로운 칼을 휘둘렀으며, 가장 속시원한 발언을 함.
신해철씨. 많은 발언을 하진 못했지만 하는 말마다 방청객들의 웃음과 공감을 유도해 냄.
김제동씨. 1부에선 어느 정도 발언을 했으나 2부에선 마무리 발언 한마디로 이름값은 함.

이상은 혼자 정리해 본 오늘의 100분 토론.
오늘 낮에 있었던 국회 "전기톱 사태"로 가뜩이나 심란한 국민들 더 열받게 하더니, 이날 방송에서도 그 문제를 언급했고, 자세한 뉴스는 보지 못했지만 한장의 사진만으로도 그들의 어이없는 행태는 짐작이 가능했다.

신해철이 "욕 많이 먹으면 오래산다라고 하는데 저는 이미 영생의 길에 도달...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라고 말하자 방청객은 빵 터졌고 패널들 역시 웃음을 보였다.
1부는 비교적 가볍게 국민들이 뽑은 이슈와 뉴스들을 맞추는 형식이다 보니 패널들도 기를 아끼고 다소 편안한 말들을 한 것 같다.

자신의 말을 마치고 김제동에게 발언권을 넘기면서.

발언권을 넘겨 받은 김제동이 "악플에 대해선 이미 대선배들이 계시기 때문에"라는 발언을 하자 신해철이 "왜 나를 꼭 집어서 말하느냐"고 말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은 1부에서 가끔 상황극을 선보이며 토론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김제동은 앞서도 말했지만 말을 아끼는 가운데 신중한 어조로 말하면서도 자신의 경험담을 섞어가면서 연예인을 바라보는 일반인의 시선도 잘 짚어 준 것 같다.

기분좋은 뉴스를 말하면서 김연아 선수의 팬임을 밝히고 환한 미소를 보여준 유시민 전 장관.

100분토론이 지금껏 대부분 그랬지만, 토론이라기 보단 서로의 주장을 펼치다 마무리되는 선에서 끝나는 편이었고(특히 국회의원들의 경우) 오늘도 역시 그런면이 강했다. 하지만 앞서도 썼듯이 1부에선 웃음도 꽤 있었고, 2부에서도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고 격렬한 토론을 하기도 했지만 현재의 위기에 대해선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기에 마무리는 훈훈(?)하게 된 것 같다.(나경원 의원과 제성호 교수가 유독 공격을 많이 받은 것 같지만)

특히 진중권 교수의 발언은 위험수위(?)를 넘나 들며 나경원 의원을 거칠게 몰아 붙였다.

기대했던 진중권 교수와 유시민 전 장관은 그 기대에 충분히 부합했던 것 같고, 신해철씨의 선전도 돋보였으며 나경원 의원의 말돌리기 신공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신해철의 경우는 2부 중반이후에는 흥분한 나머지 말은 끝맺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지만(다시 한번 보니 말을 하다가 자신이 흥분에 못이겨 말을 끝맺지 못한게 아닌가 싶었다.) 빈도나 분량에 비해 강력한 한방을 터트려주며 역시 비정치인 최고의 논객으로 뽑힌 이유를 알게 해 주었다.

즐겨가는 한 사이트에선 또 누군가가 신해철의 의상을 가지고 걸고 넘어지는 걸 보면서,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닌가 싶다. 그가 오늘 무슨 일울 했었는지도 모르면서, 여전히 토론에 맞은 의상이란게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신기하기도 했다.(토론내내 유시민 전 장관이 주장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호불호에 대해선 아주 공감하지만 나부터도 이런 생각을 한다는데 대해선 안타깝다.)
그리고 블로그와 다음 아고라에 달린 댓글들 중에 여전히 신해철의 대마초 비범죄화 주장을 들먹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선입견이란게 무서운 거구나 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한 하루였다.

반면에 어제 방송전까지 그를 싫어했거나 관심없던 사람들이 그를 다시 보거나 좋아하게 되었다는 댓글도 있어서 방송의 힘이 대단하긴 하구나 라고 새삼 느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화제가 된 "현재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이 지금 보고있는 것은 전두환의 모습이지 박정희 대통령의 모습이 아닙니다."
이 얼마나 속시원하고 통쾌한 발언인가.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글은 순전히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신해철 그가 대중가수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 느꼈던 심정을 솔직하고 용감하게 밝혔던 것 같고,
내가 왜 그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답들도 포함되어 있었던 방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