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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기타

주말 예능 - 무한도전, 진짜 사나이, 아빠! 어디가?, 런닝맨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무한도전 - 웃겨야 산다. 예능이면 웃음이 기본이다.

 

내가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웃기 위해서이다.

생각없이 터지는 웃음일때도 있고, 공감을 통해 나오는 웃음일때도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예능은 재미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예능은 예능이 아니다.(최소한 나에겐 그렇다.)

지난주 예고편에서 나왔듯이 6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두명의 공백에 어쩔 수 없이 게스트를 부르고 맨땅에 헤딩을 하는 심정으로 만들어진, 어찌보면 급조된 에피소드였다.

방송 시작은 정형돈, 정준하의 병문안으로 출발해 간단한 회의가 나오고 급하게 섭외된 데프콘과 서장훈이 섭외에 응하면서 본격적인 내용이 나왔다.

대놓고 몸개그를 보여주기 위해 장판위에 비눗물을 뿌려서 줄넘기를 하고, 디스코 팡팡에서 이를 닦으며 고생한다. 하지만 생각만큼의 웃음이 나오지 않아 제작진의 친절한 편집 자막까지 등장했고, 녹화는 다음 스케쥴로 이어진다.(정형돈이 제안했던 물위에서 엉덩이 때리기도 했으나, 지난주 논란이 있었던 뻘에서의 그것과 닮아 보였다.)

논두렁에서 새롭게 모인 무도멤버와 게스트들은 예전 논두렁 달리기의 대박을 기대했지만 역시 거기에 미치지 못했고(장마가 시작된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아 준비한 아이템이 전부 수포로 돌아 갔다.), 마지막으로 덤프 트럭에 앉은 두명의 멤버가 다른 한명이 내는 문제를 맞추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웃음으로만 보면 제작진의 편집자막처럼 보통 정도의 것들이었다.(간간히 빵 터지긴 했으나 빈도수나 여운은 아무래도 적을수 밖에 없었다.)

역시 박명수는 돌발상황에 강한 인물이다. 시작부터 나온 멤버들의 4번타자, 몸개그의 왕자 라는 수식어가 시간이 갈수록 짠하게 들렸다. 그만큼 현재의 박명수는 슬럼프인 것이 보였다.(몸도 마음도 힘들어 보였다.)

게스트로 서장훈과 데프콘이 왔지만 서장훈의 공룡급(?) 몸개그에 데프콘은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유재석의 웃겨야 산다라는 멘트가 너무나 절실해 보였던 방송이었다.

 

진짜 사나이 - 유격보다 힘든 것이 공병훈련

 

나도 주특기가 공병이 아니라 주위에서 들은 얘기로만 약간 아는 정도인데, 군대 보직중 가장 힘든 보직을 꼽으라면 공병이 꼽히지 않을까 싶다.(철책 경계근무나 GOP 근무는 비교대상이 아니므로, 그리고 주로 차출에 의한 경우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유격훈련은 정해진 기간이라는게 있지만, 공병 보직을 받은 병사들은 군 복무내내 방송에 나왔던 일들 외에도 몸을 써서 하는 일들을 계속 해야한다. 체력단련이 보여주기가 아니라는 것을 7일 방송을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김수로와 손진영은 비교적 체력소모가 덜한 중장기 운전병 보직을 받았고, 나머지 멤버들은 속된 말로 막노동에 가까운 보직을 받았다.

김수로는 어깨부상이 70% 정도 회복돼 힘든 일만 아니면 일상적인 활동에는 무리가 없다고 하지만, 김수로의 성격상 몸을 써야되는 상황이 온다면 쓸수도 있기 때문에 포병부대에서와 마찬가지로 운전병에 배치된 듯 하다.

그에 반해 같은 부상중인 손진영은 포병부대에서와 마찬가지로 구멍병사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교관의 리액션만 봐도 둘의 차이는 확연히 드러나는데, 앞으로도 손진영의 어리바리한 모습이 계속된다면 아무리 잘 나가는 진짜 사나이의 멤버라도 비판은 비켜가기 힘들 것 같다.(이전 글에도 썼지만 라스에서 얻은 좋은 예능감 이미지를 다른 프로그램과 진짜 사나이로 다 깎아 먹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택시같은 프로그램에서 샘에 대해 하는 이야기들도 자신의 이미지에 그다지 도움이 될 것 같진 않다.)

 

포병부대에서의 마지막 아침점호에서 등장한 뜬금없은 신인 걸그룹의 소속사가 김수로, 장혁과 같다는데 방송을 보면서도 뜬금없었지만(공연을 보는 장병들도 처음 보는 눈치였고 그다지 좋아하는 모습들은 아니었다.) 그런 식의 끼워넣기(?)는 프로그램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아빠! 어디가? - 아빠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방송 6개월이 지났지만 프로그램의 인기는 지속되고 있다.

아이들만의 모습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올 것이고 형제들을 데러온 특집이 대박이 나면서 지아 동생이나 민국이 동생은 같이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더 생겼는데, 매번 민율이에게 그랬듯 거짓말로 떼어 놓는 것도 그다지 보기 좋지 않다.(다른 아이들도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겠지만 나이가 너무 어리기에 힘든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송종국의 행보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딸바보 아빠에서 그냥 바보(?) 아빠로 캐릭터를 잡아가고 있다. 그 상대로 김성주를 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으로 보인다.

다른 세 아빠는 혼자서도 충분히 분량을 뽑을 수 있고, 김성주는 메인 MC 역할을 하려 하지만 다른 아빠들의 협조가 그리 호의적이진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두명만이 텐트를 준비해 왔고 그 때문에 텐트 치고 자게 생겼다.(준비를 해온 사람들이 혜택은 못 받을 망정 텐트 취침이라니....)

제작진의 조율로 한 가족만 텐트에서 자기로 하고 게임을 제안한다. 당연히 송종국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의외로 김성주의 여유있는 승리였다. 이 둘이 콤비 플레이는 이것이 시작이었고, 닭요리를 하면서도 같은 팀이 된 둘은 바베큐를 선택했지만 재료가 변변치 않았다.

처음엔 얇은 철사줄을 선택했지만 돌리기 힘들어 실패, 김성주가 장작으로 닭의 몸을 꿰는 순간은 덤앤 더머의 탄생을 알렸다. 옆에서 좋다고 거드는 송종국이 없었다면 다른 사람들의 핀잔만 듣다가 끝날 상황이었는데 송종국의 긍정과 적극성이 그 상황을 살렸고 이날 방송의 백미가 될수 있었다.

요리가 끝난 닭 바베큐는 보기에는 별로였지만 맛은 아빠들에게 호평을 받았다.(아이들은 프라이드와 양념치킨에 열광했지만, 그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송종국을 비롯해 아빠들이 여행의 즐거움을 알아갈수록 프로그램의 경쟁력은 강해진다.

가뜩이나 경쟁프로그램들이 힘을 못쓰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카운터 펀치까지 장착한다면 당분간의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런닝맨 - 에브라로 낚다가 고정팬마저 떠날라

 

2주에 걸쳐 에브라를 예고편에 넣더니 결국은 다음편에 가서야 에브라를 볼 수 있게 됐다.

런닝맨의 제작진은 진짜 사나이의 인기를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이전 런닝맨 글에서 진짜사나이가 방영되기 전 부터 제작진의 개입을 줄이고 광수를 살려야 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광수는 놀림의 대상일 뿐이다. 다들 말로는 광수에게 예능신이 내렸다고 하지만 그를 대하는 말이나 태도는 전혀 변함이 없다.(광수를 놀리는 것도 한두번일 때 재밌는 것이지 그것이 계속되면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를 보는 듯한 식상함이 든다.)

게임의 진행상 설리를 왜 섭외한 건지 의문이 들고(후반부 여왕을 지켜라를 위해서였다면 할말이 없다.) 이미 족구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질리도록 봐온 그림이다.(현역선수가 뛰지 않았냐고? 그건 이미 이동국이 1박2일에서 보여주지 않았나)

다행이(?) 김종국의 '놔둬'와 질주 헤딩이 없었다면 그냥 족구가 될 뻔했다.

식사중 토크에서 박지성의 인터뷰도 실패했고(방송이 되기전 이미 결혼발표가 있었는데 그런 틀에 박힌 대답은 차라리 편집 하는 편이 나아 보였다.)

 

마지막 이름표 떼기도 그다지 긴장감없고 마무리되었고 그렇게 예고하던 에브라는 다음편으로 넘어갔다.

그래도 보던 정이 있어서 보긴 했지만, 옆방송에서 물위에 다리를 만들면서 생고생을 하며 웃음까지 주는데

런닝맨은 예고편으로 낚고 식상한 게임으로 시청자들을 떠나 보내고 있다.

이제 일밤과의 시청률 격차가 7% 정도 벌어졌다. 일밤이 앞으로 20%를 찍게 된다면 런닝맨도 패떴의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논란으로 인한 폐지가 아닌 시청률 저조로 인한 폐지라면 아무리 유재석이라도 타격이 클수 밖에 없다. 놀러와의 폐지와는 다른 경우이다.)

 

사족: 맨발의 친구들은 도대체가 정체성을 모르겠다. 어디서 웃어야 할지는 더욱 모르겠고.

 

시청자들은 변덕이 심하다. 재미가 없으면 채널이 돌아가고 떠나간 시청자를 다시 끌어 오기는 힘들다.

 

왜 자꾸 강호동의 부진에 유재석이 같이 언급되는지 모르겠다. 강호동이 하는 프로그램은 재미가 없어서 시청률이 저조하고 화제성도 떨어지는 것이지만 유재석의 경우 같은 프로그램을 최소 3년 이상 진행하고 있는데 이정도 나오는 것도 신기한 일인데.

현재 예능의 유행이 관찰예능인데 유재석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지 않는 이상 새로운 것을 기대하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