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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기타

주말 프로그램 간단한 리뷰 - 진짜 사나이, 런닝맨

몇주전부터 본방송 시청의 채널이 돌아갔다.

 

제가 쓴 몇달전 런닝맨 관련 글을 보면 제작진이나 출연자들에게 쓴소리를 한 글들이 있었다.

가끔 게스트를 너무 위해 주려다 보니 프로그램 본연의 색깔을 버리고 다른 색깔을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그런 에피소드들은 별로였다. 너무 작위적이고 인위적인 설정이 보이면서 점점 고정팬들만을 안고 가려는 모습이 보여서 안타까웠는데, 예상치 못한 일밤에서 강력한 경쟁작이 나타나 버렸다.(1박2일은 누가 나와도 큰 이슈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나는 가수다가 큰 이슈를 만드는데는 성공했지만 시청률까지 잡지는 못했다.)

 

지금 저의 일요예능 시청패턴이 아빠 어디가에서 진짜 사나이로 이어지기 때문에 런닝맨은 중간광고 사이에 잠깐 보다가 재밌을 것 같으면 보기도 하지만 거의 진짜 사나이로 굳혀져 가고 있다.

어제는 게스트로 정준하가 나온 것을 보고 고민없이 채널을 돌렸다.(진짜 사나이 본방 시청후 본 런닝맨은 유재석의 정준하에 대한 짜증이 진심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무한도전내에서 지겹도록 쓰고 있는 캐릭터를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같이 쓰는 모습은 저에겐 짜증을 유발할 뿐이었다.)

이번 진짜사나이는 포병부대라서 더 몰입하고 볼수 있었다.(저도 포병 출신이라, 저는 박격포 시절이라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지만) 연예인과 일반사병들의 거리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고, 연예인보다 더 감이 좋은 사병도 있다.

나이 40살이 넘은 김수로와 서경석은 체력적으로 힘들수 밖에 없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고, 류수영은 초반 뺀질이 이미지를 벗고 에이스로 거듭났으며, 샘은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먹방계의 샛별(?)이 되었다.

미르와 손진영이 좀 아쉽지만.(특히 손진영은 라디오스타에서 보여준 호감도가 여기서 다 깎이고 있는 중이다.)

다음주는 유격훈련편이 방송된다. 군대 훈련중에서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다는 훈련인 유격.(겨울엔 혹한기 훈련, 여름엔 유격훈, 사실 진지공사 훈련은 일과시간에 몸은 힘들지만 저녁엔 널널한 편이고, 마지막 전날밤엔 고기와 막걸리를 먹을수도 있다.) 예고편에 나온 온몸 비틀기와 화생방 훈련을 잠깐 본 것 만으로 몸이 뻐근하고 콧물이 나올 것 같았다.

 

반면 런닝맨을 보면 시작부터 먹보드 레이스라며 먹는 장면이 주를 이루었다.(개인적으로 먹방이라는 말을 별로 안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줄기차게 먹는 장면을 보는 것은 고역이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팀 배정을 제작진이 하고 있는데 그것도 예상가능한 상황이 나오게끔 팀을 짜고 있다.

단적인 예로 지석진, 정준하는 감이 떨어지는 멤버와 게스트인데 그둘을 유재석과 같은 팀으로 배치한 것은 분량에 대한 걱정(?)때문이었을 것이다.(지석진은 런닝맨 글에 지겹도록 썼으며, 정준하도 마찬가지다)

유재석은 제작진의 걱정(?)을 알기라도 한 듯이 초반부터 정준하를 다그치고 건드리면서 분량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송지효와 개리, 광수와 종국의 팀도 비슷한 이유로 볼 수 있다.

다만 소이현을 광수, 종국 팀에 배치한 것은 의외로 신선한 상황이 나왔다. 애초 예상은 김종국과 소이현의 억지 러브라인에 광수가 구박을 받을 것을 그렸지만, 주변상황에 별 관심이 없는 소이현때문에 나머지 두 멤버가 잔소리하거나 울컥하는 장면들이 나오면서 의외의 웃음이 나왔다.

 

 

관찰예능이 대세가 되면서 기존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가 주춤하고 있다. 전체적인 예능 시청률이 떨어진 것도 있지만, 너무 작위적이거나 식상한 컨셉은 새로운 것을 찾는 시청자들에게 외면받기 시작했다.

그 틈을 노려 치고 올라온 일밤에겐 더없이 좋은 일이지만, 기존 프로들은 더욱 고민이 깊어졌다.

5시대에는 아빠 어디가의 기세를 꺾을 경쟁작이 없으며, 6시대는 런닝맨과 진짜 사나이의 양강구도인데 무게중심은 진짜 사나이쪽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이다.(진행중이라고 쓴 것은 아직 방송 시작한지 6개월도 안된 시점이라 속단하기엔 이를것 같다. 사실 아빠 어디가는 벌써 조금씩 흥미를 잃고 있다)

과연 MBC의 질주를 SBS와 KBS가 막을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사족: 손진영은 구멍인데다 운도 지지리 없다.

 

샘의 "가지마"는 최고의 한마디였다.

 

김구라가 라디오스타에 복귀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과연 힘을 잃은 라디오스타에 동력이 될지 지켜볼 일이지만, 먼저 투입된 두 프로그램은 김구라 효과를 그다지 못보고 있다. 만약 라디오스타에 복귀한다면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11시대에 김구라가 계속 나오는데, 어떻게 안배를 할지. 급격한 캐릭터 소비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