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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이야기

[야구]감격적인 올림픽 첫 우승!: 누구도 예상못한 값진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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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야구 전문가들조차 반신반의했던 너무나 감격적인 우승!!!

기대와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축구대표팀이 일찌감치(개인적으론 졸전이라 생각하지만) 짐을 싸고 돌아가야 했지만 국내 인기 프로스포츠의 또다른 양대 종목인 야구는 첫 경기부터 짜릿한 역전드라마를 써가면서 파죽의 7연승으로 준결승에 올랐을때만 해도 금메달까지 딸 수 있을까 의심했다.
어제도(시간상으론 그제이지만) 적었듯이 일본만 꺽어도 성공작이라 생각했고, 경기는 너무나 통쾌한 역전승이었고 이젠 전승우승의 욕심은 과욕만은 아닐 듯 했었고, 이때까지만 해도 결승상대인 쿠바는 여전히 아마최강의 실력이었고 준결승에서도 미국을 이기면서, 4번의 올림픽 중 3번의 금메달이 그냥 얻어진 성적이 아님을 증명한 강팀이었다.
하지만 8연승의 상승세를 탄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의 사기 역시 하늘을 찌를 듯 했고 쿠바감독의 말대로 한국팀은 강팀이었으며 실력만으로 한국을 꺽기엔 역부족이었다.(솔직히 쿠바도 환상적인 수비와 상대 실투를 놓치지 않고 터트리는 홈런포는 가히 최강이라 불릴만한 실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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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기만을 놓고 볼때 수훈선수는 뭐니뭐니 해도 위 사진의 두 선수라 불러도 손색없는 활약을 했다.
어제 역전 투런에 이은 오늘 첫 타석에서 선제 결승 투런까지 날려버린 이승엽 선수.
어제도 밝혔듯이 개인적으론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개인의 소속팀을 벗어나 대표팀이 된 선수들은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너무나 소중한 선수로 바뀌어 있었다. 그도 마찬가지였으며 결승에서도 너무나 소중한 선제 투런홈런을 날린 그는 역시나 대표팀 4번타자였다.
그리고 김광현과 함께 젊은 왼손 괴물투수 류현진.
올시즌 초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차차 나아지더니 자신의 구위를 회복했고 이번 올림픽에서도 첫 경기 완봉승과 결승전 8과 3/1이닝 2실점 승리를 이끌어내며 한국야구 역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줬다.
비록 실투에 의한 홈런 두방이 옥에 티였으나(말그대로 티였을 뿐), 최강의 쿠바를 상대로 그는 그가 왜 괴물투수인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더불어 어제 초반 불안했던 강민호도 오늘은 좋은 호흡과 수비를 보여주며 그의 호투를 뒷받침했다.(9회 심판의 퇴장조치는 석연찮은 점도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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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때 보여준 태극기 세러머니의 재연.
다만 그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번엔 우승 세러머니였다는 점.

대표팀 선발에서 약간의 잡음과 선수단 출입증 문제로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중요했던 미국과의 첫경기를 극적으로 이기면서 심상치 않은 출발을 보였지만, 다음날 예상치 못한 날씨로 중국과의 경기가 0:0으로 우천 순연되면서 약간의 불안감이 보이기도 했고 비교적 약체로 꼽혔던 캐나다와 대만에도 1점차 승부의 피말리는 승부를 벌인 끝에 승리를 거두는 등 네덜란드전 콜드승을 제외하면 거의 매경기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이어 갔다.

그 승리들엔 올림픽 최고 타자로 떠오른 이대호의 영양가 만점 홈런 3방 포함 10타점과 볼넷 7개.
단지 숫자로 표현하기 힘든 위압감으로 상대팀의 경계선수 1호로 떠오른 점은 표면적인 성적 이상이었다.
빠른 발과 좋은 선구안, 멋진 안타까지 만들어내며 이번 대회 최고의 테이블 세터진을 이룬 이종욱과 이용규. 그중에도 이용규 선수는 어제 오늘 정말 멋진 활약을 했고, 특히나 오늘 2사후에 날린 승리의 1타점 2루타와 이승엽의 홈런을 이끌어 낸 1회 볼넷 출루와 주루 플레이는 압권.
3번타자를 번갈아 맡은 정근우의 센스만점 주루와 열정, 김현수의 20살이라는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는 침착한 타격.
부상과 개인적 아픔까지 겹쳤지만 팀의 최고참으로 안정적인 수비와 타격을 보여준 김동주와 진갑용.
이젠 세월의 흐름을 실감나게 하는 박진만이지만 수비에서만큼은 여전히 뛰어난 박진만.
3점홈런도 인상적이었지만 더 뛰어난 넓은 수비력으로 2루를 책임진 고영민.
불펜포수라는 비아냥과 아직은 좀 불안한 수비력이지만 준결승의 긴장감을 털어낸 강민호.
빠른 공의 왼손 파이어 볼러 권혁과 상대적으로 빛이 덜한 듯 하지만 많은 이닝을 책임지며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한 송승준.
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해 위기의 순간을 최선을 다해 막은 윤석민.
위력적인 꿈틀거리는 볼을 뿌리며 5타자 연속 삼진과 마지막 병살유도 세이브까지 책임진 마무리 정대현.
그리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나머지 선수들(절대 선수들이 볼 일은 없겠지만, 빠졌다고 서운해 하지 않길 바라며)에게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물론 그 뒤엔 그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김경문 감독이하 코치진의 뛰어난 용병술과 선수에 대한 믿음이 큰 힘을 발휘한 원동력을 제공해 준 듯 하다.
개인적으론 경기 중에 약간 의아하기도 하고(김성근 감독조차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으니)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의심도 들었으나 그 결과는 너무나 환상적이었다.

WBC때도 그랬고(첫 회라는 점을 감안해도 미국의 조잡한 경기 일정은 지금도 이해할 수 없고 그랬으면서도 우승은 일본에 넘겨준 꼴을 보면 야구라는 스포츠만의 특이성이 있는 듯 하다) 올림픽도 그렇지만 예선1위를 하고도 준결승 한경기에 노메달(식상한 표현이지만 올림픽을 위해 최선을 다한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금은동의 차이는 그야말로 종이한장 차이의 실력이지만)로 끝날수도 있는 희한한 경기일정이고, 어제도 밝혔듯이 그러한 징크스도 가볍게 날려 버렸고, 입이 떡 벌어지는 최고의 수비를 보여준 쿠바를 상대로도 승리를 거두면서 대망의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따냈다.(유독 금메달 집착증이 강한 우리나라 상황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며, 그런 상황을 만드는 언론들과 사회적 분위기도 안타까울 따름이다.)
위기의 순간 경기를 마무리 지은 정대현의 마지막 투구 이후에 이어진 깔끔한 병살 플레이가 나오면서 경기장의 전 선수들과 해설진들, 그리고 많은 국민들과 나도 환호했고 감격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허구연 해설위원의 절규에 가까운 함성은 감동적이기까지 했고 한편으론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야구인의 한사람으로써 얼마나 기뻤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젠 다음주면 대표팀 선수들은 각 소속팀으로 복귀해 상대팀이 되어 피말리는 순위싸움을 해야 겠지만, 오늘만큼은 이 승리의 기쁨을 마음껏 만끽하길 바랍니다.(이말은 반말로 쓰기 좀 그렇네요...)

덧붙여 상대팀이었지만 쿠바는 너무나 강한 팀이었다.
특히 내외야 수비수들의 환상적인 수비는 상대팀이었지만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고, 왜 그들이 아마최강인지 또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공격에서도 상대 투수의 실투나 상대팀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득점을 하는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오늘은 우리팀이 실책이 하나도 없었으니 2점으로 막을수 있지 않았나 싶다.) 결승에서도 우리가 점수를 뽑으면 다음 공격에 바로 추격하는 점수를 뽑으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입국해서 좋은 인상을 가졌다고 하니, 결승상대로도 그렇고 경기 매너에서도 그렇고, 구구절절 변명과 망발을 일삼던 어떤 팀과는 다르게 참 기분 좋은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6회 이용규의 몸에 맞는 볼 오심과 9회 수긍하기 힘든 강민호의 퇴장으로 8회까지 너무나 짜릿했던 승부에 오점을 찍은 점은 아쉽다. 이번 경기내내 카메라 워크가 불만이었지만, 오늘도 그 결정적인 순간을 카메라에 담지도 못했으니 정확한 상황이 어떤지 모르니 더 이상 쓰기도 힘들다.
이건 순전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무사 1루에서 쿠바의 3번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 심판에게 뭐라고 하던데 혹시 그것과 이어지는 애매한 볼판정과 퇴장조치가 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겼으니 망정이지 만약에 졌더라면 지난 여자 핸드볼의 오심 악몽이 되살아 날 뻔 했다.
그럼에도 여자 핸드볼팀은 3,4위전에서 감동의 승리와 임영철 감독의 멋진 마지막 작전타임에서 보여준 모습은 왜 그들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 해서 가슴이 뭉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