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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기타

마리텔 - 아이돌답지 않은 솔지, 소통과 재미 둘다 잡았다.

개인적인 생각이며,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 처음 파일럿으로 방송되었을 때만 해도 이렇게 화제가 될거란 예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쿡방의 인기와 함께 백종원이라는 강력한 컨텐츠가 화제가 되면서 프로그램의 위상(?)까지 올라갔다. 사실 처음부터 이 프로그램은 백종원의 백종원에 의한 백종원을 위한 방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많은 개인 방송국들이 생기고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언제나 압도적인 점유율 차이만 확인할 뿐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은결이라는 강력한 복병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첫 야외 녹화에 들어와서 팬덤빨(?)이 아닌 컨텐츠의 질로 2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으며, 두번째 방송에서는 백종원과의 차이를 더블 스코어에 근접하는 차이로 좁혔다.(분명 두배이상의 차이지만 신계로 올라가 버린 그에게 도전한 인간계 방송으로선 놀라운 성적이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골드멤버가 된 백종원.


그리고 마리텔에 꾸준히 아이돌들이 출연했었다.

처음 나왔던 초아는 의욕은 앞섰으나 컨텐츠 선정 미스와 소통의 부재, 멀티태스킹 능력 부족 등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쉬움이 남았고, 하니는 너무 많은 걸 보여 주려다 보니 산만한 편이었으며, 키는 뭐.... 별로 언급할 말이 없다.(그렇다, 나는 남자다.) 정준영은(아이돌이라기엔 애매한 포지션이지만) 준비는 해왔으나 방송과는 괴리가 좀 있었고 마니아적인 성격이 강했다.

그러던 중에 복면가왕으로 주목을 받은 EXID의 리드보컬 솔지가 출연했다.

솔직히 지난주 첫 방송은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는데, 11일 방송분을 보면 확실히 나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20대 초반의 아이돌과는 말투나 성격, 진행능력에 있어 확실한 우위를 보여줬다. 이래서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아이돌, 여성 방송 전담 PD(?)의 활용을 가장 잘한 여성이자 아이돌 출연자였다.

지난주 복면을 씌워 등장시키더니, 이번주는 펌프 게임 대결로 시작해 노래강습에서 보여준 노련함은 자신의 특기를 십분 발휘한 영리한 전략이었다.

그 중 압권은 노래 강습중 나온 거침없는 모르모트 피디 교수법이다.

복식호흡이 안되는 모 피디(?)의 배에 손을 대고, 움찔하는 피디의 반응은 아랑곳없이 자신의 배에 피디 손을 올려 복식호흡을 확인 시켜주는 대담합(?)을 보여준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여친의 눈치를 보는 피디 입장은 신경도 쓰지 않고 듀엣곡을 부를 때 팔짱을 끼는 모습까지. 분명 사심없는 교수법이지만 보는 사람 설레게 할 수 있고, 신경쓰이게 할 수 있는 행동을 자연스럽게 하면서 노래를 가르친다.(피디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여기서 비교할 수 있는 예정화의 방송.

분명 같이 누군가를 가르치는 모습이었지만 예정화의 경우는 가르친다기 보다 방송을 위해 애쓴다는 모습이었다면, 솔지는 대상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면서 미미하지만 실력향상을 보여줬다는 점.

그리고 재미를 만들어 냈다는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종합 3위이자 인간계 2위라는 성적이 인지도나 팬덤의 힘보다 컨텐츠의 질로 만든 성과라는 데 의의가 있을 듯 하다.(그럼에도 이은결과의 격차가 더블스코어라는 점이 함정.)

물론 미흡한 부분도 있고 아쉬운 점도 있지만 첫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괜찮았었다.


그럼 인터넷방송으로 유명해진 김구라의 부진은 어디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트루** 스토리로 매번 게스트를 불러오는 등 노력은 하지만 프로그램 속성을 잘못 이해한 듯 하다.

개인 방송의 미덕은 소통과 즉각적인 반응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김구라는 기존 방송 진행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다작의 대표주자인 김구라를 굳이 인터넷 생방송으로 볼 필요성까진 못 느끼는 듯 하다.(지난주 게스트였던 김새롬이 하드캐리했다는 댓글을 보고 방송분이 아니라 원본을 보니, 더욱 김구라의 진부한 진행이 눈에 띄었다.)방송분을 보니 김구라의 분량이 가장 적은 듯 했다. 김새롬의 고군분투가 아쉬울 따름.

사실 좀더 강하게 비판하고 싶지만 이전 글들에서도 그에 대한 언급을 많이 했기에 이만.


글을 쓰는 현재 라이브를 보는 중인데, 백종원의 독주에 대적할 만한 유일한 대항마였던 이은결이 안나오고 최초로 여성 출연자 두명을 섭외했다. 과연 이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종이접기 아저씨도 나오던데.)


사족: 태풍이 와서 그런가 방송이 자꾸 방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