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 떠나는 김희철, 돌아온 붐, 불안한(?) 김구라

편의상 반말체인 점 양해 바랍니다.

지난번 이별은 예상치 못한 이별이었으나, 이번엔 마음의 준비가 된 이별입니다.

임시DJ로 나왔을 때 게스트였던 이적과 싸이에 대해선 아는 것이 많아서인지, 처음이라 그랬는지 그다지 나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총 4명의 임시DJ를 거쳐 정식DJ로는 김희철이 결정되었다.
임시때에도 그랬지만, 김희철의 멘트에 김구라는 좀처럼 좋은 리액션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거기에 굴하지 않는 김희철은 끊임없이 김구라와의 콤비개그를 시도했었다.
이번 방송에서 그에 대한 김구라의 코멘트는 "혼자 신나게 달리는데 가끔은 옆을 보세요. 옆사람은 기분이 안 좋을겁니다."라고 한다. 나의 생각과도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있는 멘트였다.

이번 방송을 보면 오프닝멘트와 게스트 소개멘트, 붐과 다이나믹 듀오의 경례까지. 훈련소 입소하는 김희철을 떠나보내는 내용과 짓꿎을 정도의 강도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간의 정을 생각해서 어렵게 섭외했다는 미쓰 에이의 수지가 등장하자 붐과, 다이나믹 듀오(이하 다듀)는 쑥스러워 하면서도 좋아한다.(기혼자인 개코에게 최자와 자리를 바꿔줘야 되겠다고 하자 이 자리만큼은 양보못한다고 할 정도로 말이다)
붐의 경우는 이미 해피투게더와 강심장에서 군생활 관련 에피소드를 얘기한 적이 있어서 겹치는 얘기도 있었지만, 같이 나온 다듀의 지원사격으로 기본 이상은 해주었다.

붐과 다듀가 충분히 제몫을 다 한 반면 어렵게 섭외됐다는 수지는 시종일관 단답형 대답에, 수시로 제작진쪽(방송 모니터일수도)을 보며 산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답답한 김구라가 말을 길게 하라고 하지만, 원래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말을 잘하는 편이 아닌 수지가 그 한마디로 갑자기 말이 많아지길 기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게다가 김구라의 약점인 여자 게스트인것도 모자라 나이까지 어리니, 애꿎은 옆에 있던 붐과 개코에게 불똥이 튀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붐이 자리에 앉자마자 던진 김구라의 멘트가 "살이 빠지니까 없어 보이네"였고, 붐이 군 관련 에피소드를 얘기할 때마다 보탠거 아니냐고 다그치면서 붐을 당황하게도 한다.
그렇게 자신의 얘기에 대한 신빙성에 관한 김구라의 태클이 계속되고, 결정적으로 2년전과 변한게 없다는 말에 붐은 "김구라씨도 예전과 달라진게 없다"고 맞받아 친다.
그리고 라디오스타 새DJ로 들어오고 싶어하자 김구라는 화요일밤에도 나오고 다음날에도 나오는 건 다른곳에서 팔던 빵을 여기서도 파는 것이기에 제작진 입장에서도 힘들거라는 오지랖도 발휘한다.
그러자 붐은 몇년전 김구라가 하루에 3곳에서 나오는 것을 봤다며 반박하고, 김구라는 허를 찔린 듯한 표정을 짓지만 윤종신의 그땐 그랬지 라는 말로 넘어간다.(김구라 본인이 지금도 토요일 비슷한 시간대에 나오는 것에 대한 변명(?)을 하지만 그다지 설득력은 없어 보였다.)

근 한달에 걸친 방송이 되어버린 3부작을 보면서 느낀 점은 김구라에게서 붐에 대한 견제가 느껴졌다.
김구라의 최근 상황이 세바퀴는 예전과 같은 시청률이나 반응들이 아니며, 새롭게 시작된 불후의 명곡2도 아주 좋다고는 말할수 없는 상황이니, 갓 제대한 붐에 대한 언론의 과도한 찬양기사가 그리 좋게만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붐이 진행형 MC로 나선 프로그램도 거의 없고, 김구라와의 포지션이 겹치지는 않지만, 군에서 400번 이상의 행사로 갈고 닦은 붐의 경험이 어떤 모습으로 발휘될 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런 상황이 예상되어 나온 멘트와 행동들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분명한 건 김구라를 비롯한 2,3인자들의 위치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붐에게서 우려되는 점은 제대후 너무 많은 프로그램에 게스트와 고정으로 나오면서 빨리 식상해질수 있다는 점인데, 강심장에서는 거의 40분 가까이 붐의 컴백 무대를 마련해 주었고, 다른 여러 프로그램에 나와서 했던 이야기들중엔 겹치는 것들이 눈에 띄기도 하고, 너무 많은 출연으로 기대했던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만큼 비판도 클 것이다.(김종민과 하하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말이다.)

과연 김구라의 견제(?)대로 자신의 위치를 위협하게 될지, 아니면 앞선 군필자들의 안좋은 전철을 밟을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이제 그가 제대한지 겨우 한달 남짓 지났을 뿐이니.

사족: 붐이 양배추가 상추와 면회를 왔다는 얘기를 하면서 마늘도 같이 왔다는 개그를 치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오버하며 흥분하던 김구라의 모습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붐의 말대로 처음 던진 애드립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