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사진출처: KBS홈페이지
작년 시즌1에서도 그랬지만 지지도는 괜찮았는데, 시청률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슈퍼스타K로 촉발된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이 정점을 찍고 난 뒤 기획된 이 프로그램을 개인적으론 재밌게 보았고 시즌2가 방송된다고 했을때 사실 의외였다.
80년대 밴드음악이 잠깐 사랑받았던 적이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 밴드음악이 주류였던 적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하드락이나 메탈은 여전히 시끄러운 음악이라는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밴드음악의 절반이상이 락에 기반을 두고 있으니 탑밴드는 태생부터 성공하기 힘들었을지 모른다.
그런데도 작년에 이어 2를 만든다는 것은 방송사 입장에서 손해를 감수한 것일 수 밖에 없다.
작년 탑밴드1에서도 느꼈지만 출연자들의 연주실력은 뛰어난 밴드들이 많았다.
그런데 보컬이 연주를 못따라가는 팀이 너무 많이 보였다.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하면 보컬의 능력은 필수다.(참 희한한 일이지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뛰어난 보컬은 솔로로 많이 나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밴드음악으로 먹고 살기에 우리나라의 환경은 너무나 척박하다. 그러다 보니 출중한 실력의 보컬을 주위에서 그냥 놔둘리가 없을 것이다.
히트는 고사하고 생활고를 걱정해야 하는 밴드의 현실이 그런 유혹을 뿌리치기엔 힘들수 밖에 없지 않을까
굳이 밴드가 아니라도 아이돌 그룹들도 해체의 이유중에는 메인보컬의 솔로전향이 크게 차지한다.
블로거들이나 기사에서 탑밴드의 편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악마의 편집이니 하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거니와, 탑밴드의 정체성과 악마의 편집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탑밴드2에서는 꽤 알려지거나 유명한 밴드들도 참여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들의 실력(당일 컨디션도 포함해서)이 네임밸류만큼은 아닌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인 경우로 피아를 꼽을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참가자들이 피아를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고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서태지가 발굴한 밴드라는 후광이 작용한 점도 있을 것 같았지만.
토너먼트전 인터뷰에서 피아가 처음엔 약한걸로 시작하겠다고 했는데 그 점이 패착이었다.(물론 트리플 토너먼트를 통과하긴 했지만 심사위원 사이에서 의견이 팽팽했다.)
그 과정에서 김경호의 말이 기억에 남았다. "유명한 밴드는 다 올라가야 됩니까? 그게 그렇게 중요합니까?"라는 말. 당일 공연내용과 실력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당연한 말이고 그래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을거라면 유명밴드들에게 시드를 배정하고 나머지 밴드들이 토너먼트를 벌여서 그들과 붙어야 한다는 걸로 느껴질수도 있다.(물론 극단적인 논리인긴 하지만)
심사위원들도 사람이니까 선입견이란게 있을 수 있고, 그들의 유명세(?)를 완전히 배제하고 심사하기란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래야 한다. 그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생명이다.
개인적으로 락과 메탈을 좋아해서 참가자들 중에도 그런 음악을 하는 밴드에게 호감이 가지만, 가끔 신선한 음악이거나 다른 쟝르의 음악에 호감이 가기도 한다.
그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이유중에 하나이기도 하니까.
기성 가수들에게서 느낄수 없는 새로움이나 아직은 좀 어설프지만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탑밴드는 태생부터 불리한 조건을 안고 출발했다.
밴드음악이 늘 비주류였던 사회, 락, 메탈음악에 대한 편견, 토요일 밤 11시 30분이라는 불리한 시간대까지.
이런 불리한 조건들에도 2%대의 시청률이 5%대로만 마무리지어도 성공이라 본다.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밴드음악이 주류가 되는 날은 영원히 안 올지도 모르지만 밴드음악은 계속되고,
락,메탈음악에 대한 편견이 조금이라도 바뀌거나, 팬들이 늘어나길 바란다.
사족: 슈퍼키즈는 거의 10년전 MBC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처음 봤던것 같은데, 너무 밝고 경쾌한 음악때문에 그들의 음악성이 묻히는 것 같다.
피터팬 컴플렉스는 몇년전에 나왔던 안녕을 들고 나온게 아쉬웠다.
슈퍼스타K2의 엄청난 성공으로 인해 너무나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그만큼 빨리 그 수명도 줄어 든 것 같다.
슈퍼스타K3에서는 울랄라세션이 너무 월등한 실력을 보여주는 바람에 좀 싱거운 감이 있었고, 위대한 탄생2는 예선때만 봤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멘토들의 구성이 조금 아쉬웠다.(위대한 탄생1에서는 역할분담도 잘 되었고 화제성도 좋았지만 김태원 멘티들의 압도적인 인기로 인해 승부가 싱거웠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상금이 높아지는데 탑밴드는 그대로다. 시사하는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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