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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이야기

롯데 자이언츠 - 정말 답답하다 못해 짜증이 난다.

오랫만에 야구 글을 쓰는데 역시나 연패할 때 쓰는군요

 

LG와의 2연전을 보면서 왜 롯데가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는지 다시 한번 느꼈다.

공격은 말하기도 입아플 만큼 답답하고, 투수운용은 이해하기 힘든 정도가 아니라 짜증이 밀려온다.

 

일단 어제 경기만 보자.

2대0으로 지고 있던 3회말 공격 무사1,3루 상황에 타석엔 9번타자 조성환이었다.

조성환이 베테랑이니 타자에게 맡겨 둘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롯데의 득점력을 봤을 때 최소 한점을 뽑는 야구로 갔어야 했다. 그런데 결과는 초구 라인드라이브 아웃. 시즌 개막전과 초에 김시진 감독이 그렇게 말하던 짜내는 야구는 포기한건가?(짜내도 안나오니 답답하기도 하겠지.)

이어지는 공격에서 삼진과 땅볼로 아웃.

가장 아쉬웠던 6회로 가보자.

무려 무사 만루였다. 그것도 1,2,3번이 삼안타로 만든.(세번째 안타는 내야안타였다는게 함정)

타석엔 어쩔수 없이 맡긴 4번타자 강민호.(이건 강민호를 탓하는 것도 감독을 탓하는 것도 아니다.)

무사 만루에서 첫번째 타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야구 중계를 좀 본 사람들이라면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을 것이다. 야구의 기본정도만 아는 팬이라도 무사만루에서 쫓기는 건 투수쪽이란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타자의 선택은 기다림과 선구안. 그런데 강민호는 그런것 개나 줘버리고 1볼 후에 세번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다.

중계를 보면서 아웃되려면 혼자 되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어이없이 삼진을 당하는 것을 보니 점수내기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잠깐 스쳤다.

그래도 다음타자는 2군에서 부상회복 후에 올라온 장성호. 기대를 할 시간도 없이...

"어라!" 초구를 건드린다. 결과는 다들 알다시피 병살타.

동점내지 역전까지도 갈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무기력한 공격으로 끝내 버렸다.

조성환이나 장성호는 팀에서 최고참급 선수들이다. 그러면 다른 어린 선수들과는 달라야 하는데, 어제 경기에서는 그렇지 못하고 초구를 건드리는 일을 범하고 만다.(조성환과 장성호는 평소 그렇게 빨리 공격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사실이 더 뼈아픈 일이다.) 사실상 어제 경기는 6회가 끝난 후 승부가 결정난 경기였다.(뒤늦게 9회에 3점을 따라가지만 글자 그대로 뒤늦은 일이었다.)

 

이런 저런 타자들을 4번으로 써보다가 결국은 포수를 4번으로 써야 하는 감독도 답답하겠지만, 평소에 강민호의 체력안배를 좀 더 해줬다면 어땠을까?(용덕한은 부득이한 상황에서만 쓰려고?)

불펜운영은 더 엉망이다.

정대현이 2군에서 올라와서 몇경기 잘던지자 승부처만 되면 그를 올린다. 결과는 실패.

경기 후반 좌타자가 나오면 강영식이나 이명우를 올린다. 실패.

올라오기만 하면 불안한 김사율을 올린다. 실패.

 

이 모든걸 종합해보면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게 신기할 지경이다.

지난주 NC에 2연패한 후에 선수단 미팅에서 김시진 감독이 한 말중에 승패에 대해서는 본인이 책임진다는데 정말 책임질건가요?(다음날 NC에 3연패를 당하면서 상위권 도약에 치명타를 맞았다)

전임 감독이 4강 이상의 성적을 올렸지만 롯데구단 측의 마음엔 차지 않았거나, 그 이상의 성적은 원치 않는다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원래 롯데라는 팀은 강팀이 아니었다. 이점은 팬이라도 솔직히 인정하자. 강팀이 아니라 재밌는 경기를 해서 팬들이 좋아하는거라 생각한다.)

나는 김시진 감독의 임명소식을 들었을 때 "왜?"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4강 이상, 우승을 원한다면 그에 맞는 감독을 데려와야 팬들도 납득할 수 있는 것 아닌가?(김시진 감독을 비난하는 게 아니라 넥센에서의 김시진 감독이 보여준 뚜렷한 성과가 생각 나지 않았다. 선수 핑계를 댈거라면 지금의 넥센은 뭔가?)

하위권에 있던 팀의 감독을 데려오면서 우승을 말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 아닌가?

지금 같은 경기로는(재미없는) 아무리 4강에 들더라도 팬들의 이탈을 막을 수 없어 보인다.(이미 NC로 이동하는 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경기장을 찾는 사람의 수가 줄어든 건 보이는 상황일 뿐이다.)

 

가뜩이나 자이언츠 모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안좋은데 성적은 떨어지고, 경기력도 안좋으면 자신들은 라이벌로 인정하지 않는 NC에게 팬의 이탈은 물론, 성적도 뒤질수 있다. 그러면 그땐 이미 늦은 것이다.

성적이 약간 안좋더라도 재밌는 야구를 하는 팀이라면 좋아한다.

성적이 좀 좋더라도 재미없는 야구를 하는 팀이라면 다른팀으로 갈아타면 그만이다.

성적도 좋고 재밌는 야구를 하는 팀이라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러기엔 너무 욕심이기에 조금 더 현실적인 전자를 택한 것이다.

 

악플보다 무서운게 무관심이라고 한다. 경기장에 관중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관심이 멀어지면 프로팀으로 존재의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