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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2년마다 돌아오는 정형돈의 가요제 버프

개인적인 생각이며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워낙 관심이 높은 프로그램이며, 인기가 많은 특집이다 보니 방송되기 전에 기사로 먼저 내용이 노출되곤 한다. 시청자로서는 스포일러로 보일수 있으며 썩 보고 싶은 기사는 아니다.

인터넷을 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웹서핑을 하면 보기 싫어도 보게 되는 경우가 있으니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는데, 무한도전(이하 무도)의 장점은 그럼에도 일정수준 이상의 재미를 보여준다.



처음 가요제가 열렸을때만 해도 동네 잔치? 학예회? 수준의 무대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참여하는 가수들의 수와 무대의 크기가 커져갔다.(지금은 너무 커져버린 모습이지만)

2년마다 가요제만 되면 자신의 존재감을 극대화하는 멤버가 있는데, 제목에 적었듯이 정형돈이다.

11년 정재형, 13년 지디와의 조합으로 한명에겐 예능대세의 이름표를, 한명에겐 밀당남의 모습으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가요제의 재미와 웃음은 참여가수 소개와 조합, 곡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나오는데 그 과정에 거만함으로 가수들을 평가하고 독보적인 가창무대(?)를 보여주며 큰웃음을 만든다.

이번에도 예외없이 "처음엔 사랑이란 게"를 부르며 특유의 진성,가성을 넘나드는 무대는 앞선 두명의 귀테러를 정화하기에 너무 좋은 무대였다. 사실 잘 부르는 노래 실력이 아니지만 자신만의 창법과 자신감으로 지켜보는 모두를 즐겁게 만들었으며 환호를 이끌어 냈다. 

11년 "늪"의 충격을 재현하는 듯한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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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돈의 무대뒤에 나온 가수들의 이야기도 후광효과라고 할수도 있으나, 대부분 호의적이였으며 본인도 참 만족하는 무대였으며 무도 멤버들의 무대중 가장 재밌는 무대였다.

그리고 팀 선정과정에서도 어찌보면 안전한 선택일 수 있는 지디,태양을 뿌리치고 모르는 혁오밴드를 선택한 것도 정형돈에게 좋은 결과였다.(정재형과도 잘 모르는 가수라며 어색해 하더니 시간이 갈수록 최고의 케미를 보여주었듯이.)

정형돈이 웃음을 줄때는 상대와 주고 받는 멘트가 아니라, 리액션이 약한 사람에게 확 지르는 건방멘트나 허세멘트로 상대방의 반격을 허용하지 않았을 때였다.

예능 4대천왕이라 불리게 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를 보면 예능에 익숙치 않은 게스트나 셰프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는 능력은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전인 주간아이돌 역시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신인급이나 예능에 약한 게스트를 집요하게 공격하거나 몰아가면서 캐릭터를 만들어주거나 웃음을 이끌어 낸다.(대표적으로 성규몰이로 대변되는 리더몰이는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유재석이 소외된 게스트에게 관심을 주면서 멘트를 이끌어내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멘트를 끌어낸다.

현재 무도 멤버중 온전히 프로그램 하나를 재밌게 끌어갈 수 있는 능력은 유재석 외에 정형돈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박명수는 몇년전 그렇게 기회가 있었지만 실패했고, 하하도 진행보단 고정 패널에 특화되어 있는 듯 하다. 아이러니한 건 무도 외에도 같은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멤버 둘도 못 배운 진행능력을 정형돈은 잘 배웠다는 것이다.(최대약점인 우물거리는 듯한 발음만 고친다면 더할 나위없겠지만.)

과연 앞으로 처음 본 혁오밴드와 어떤 케미를 보여줄 지 제일 기대되는 조합이다.(사실 무도때문에 처음 알게된 건 나역시 마찬가지였다.)


정형돈을 파트너로 얻고 머리를 내준 오혁.


여기서부턴 아쉬웠던 점.

반면 아이유와 파트너가 된 박명수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일렉 음악에 대한 욕심을 보여주며 아이유를 당혹케 했고,(사전 무대에서도 부를 노래에 대한 최소한의 연습도 없었던 듯한 모습이었다.) 무도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잇는 광희 역시 가수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가창실력과 무대는 그들에게 또 다른 먹잇감을 준 셈이었고, 나역시도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한 모습이었다.

특히 지디와 YG를 향한 노골적인 구애는 과거 박명수의 모습을 보는 듯한 불편함이 들었다.

예능일 뿐 진지하게 받아 들이지 말라는 말은 사양하겠다. 싫은건 싫은거다.


하하는 가수출신답게 가장 안정적인 무대를 보여줬으며 자이언티와 함께 팀이 됐고, 유재석은 혁오밴드의 구애를 뿌리치고 댄스에 대한 갈망으로 박진영을, 정준하는 또 다시 최고령자인 윤상과 팀이 됐다.(정준하는 힙합을 하겠다는 말과 달리 선곡의 실패였다고 본다. 윤상과의 조합이라면 본인의 바람인 힙합은 물건너 간게 아닐까?)


사족: 이미 기사로 팀별 멤버가 공개되었지만 그를 무색케한 재미.


박명수, 아이유 장면을 보는 내내 다른 팀을 보고 싶게 만든 박명수의 고집.


분량이 걱정되는 윤상. 좋아하는 음악가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