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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무한도전 - 개인의 욕심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 하하.

개인적인 생각이며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그리고 무한도전 팬들은 글내용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무한도전의 노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 일이 되어 버렸다.

지난 몇달간만 살펴보더라도 재밌게 본 편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이다.

웨딩싱어는 핵노잼, 토토가2는 젝키팬에 대한 선물 정도... 다른 편들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의 내용을 보여 줬다.

몇년전 무한도전(이하 무도) 전성기 시절에는 뭘 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를 보장했었다.

그러던 무도가 판이 점점 커져 가고, 멤버들의 인기가 높아 질수록 무도의 질은 점점 떨어졌다. 더 이상 평균이하의 남자들이 아니라서가 아니다. 초심을 잃어서도 아닌것 같다.

매너리즘. 그리고 강박관념. 이 두가지에 사로잡혀 예전만큼의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유재석이 오프닝에서 인사법을 바꾸려고 한들 내용이 바뀌지 않는다면 의미없는 일일 뿐이다. 예전부터 무도의 스케일이 커져가는 것에 걱정을 했었다.

요즘은 뭐만 했다하면 스케일을 너무 키운다. 빠진 멤버들의 공백을 메우기에 광희는 너무 힘이 없고, 그러다 보니 게스트에 의존하는 분량이 많아진다.

단적인 예로 예전엔 멤버들의 수다로도 방송분량의 일정 부분을 뽑을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그 부분에서 재미가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광희의 박명수 건드리기가 웃음을 주긴 했지만 단발성이 강하고, 전체적으로 웃음 생성 능력이 떨어졌다.(그 와중에 해피투게더에서 웃기는건 1등이라고 자신하던 박명수의 패기가 부러울 따름)

 

유재석의 댄스사랑 진행방식은 좀 줄였으면 한다. 그의 진행중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그나마 무도에서는 음악관련 에피소드가 아니면 그럴 일이 적은게 다행.

해투에서 그가 밝혔듯이 일정 수준에서 끊는 일도, 가끔은 끝까지 가봤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다. 어차피 생방송이 아니니 과하다 싶은건 편집에서 잘라낼 수 있으니.

무도 리즈 시절엔 정말 리얼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것이 어설픔이나 거친 면일수도 있겠지만 부자연스럽진 않았다.

지금은 촬영을 시작하면 관성에 젖어서 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릴레이툰 첫편에서 보여준 하하의 자기애는 사춘기 시절 소년의 오글거림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캐릭터의 모습을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그리는 건 만화적 재미로 이해한다 쳐도, 내용을 보면 90년대 청춘영화에서 볼법한 낯뜨거운 장면들이 넘쳐 나는건 절로 채널이 돌아가게 만들었다.(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채널이 돌아갔다.)

그런 만화에 더빙을 하는 멤버들이 안쓰럽게 보일 정도였다.

하하의 레게 사랑과 과한 자기애는 팬들이 아닌 사람들이 보기에 불편할 수 있는 면이 있다.

그런 면이 재미가 있을 땐 잘 드러나지 않지만, 내용이 재미없는 상황에서는 그런 단점들이 도드라져 보인다.

최근에 나온 에피소드 중에 웨딩싱어와 더불어 최악의 에피로 꼽을만한 에피소드였다.

잭 블랙의 스케쥴 문제로 불발된 미국행을 대신해 이른 바캉스를 떠난 것도 딱히 새로울 것도 재미도 없는 게임 중독 진행만 확인한 에피소드였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재미가 떨어진데는 연속된 멤버들의 이탈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10년이 넘는데서 오는 반복이 주는 피로감, 덩치만 커지는 프로젝트의 신선함 부족 등이 누적되고, 열성팬들의 과도한 무도 감싸기 등이 비호감으로 작용하면서 프로그램의 매력마저 떨어진 결과다.

누군가는 예능은 예능으로 보자는 사람도 있고, 만화적 상상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는 사람도 있다. 예능과 만화의 가장 큰 미덕은 웃음과 재미다. 이 둘이 없는 예능과 만화는 존재이유가 없다. 팬들이 아무리 쉴드를 쳐도 없는 웃음을 만들순 없고, 프로그램이 세련되어 진다고 단점이 가려지는 건 아니다.

아직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떨어진 재미를 커버하기엔 그 수치가 초라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위한다면 과도한 옹호보다는 건설적인 비판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사족: 아는 형님이 게스트에 따라 너무 널을 뛴다. 그 편차만 줄여도 토요일 예능 1인자가 될지도 모를 일인데.(단독 게스트는 힘들어 보인다)

 

김희철의 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기사제목 "미쳐 날뛰고 있다" 현재 무도에 필요한 모습.

 

과연 1년 후에도 지금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을까?

 

'무도=새로움'이란 생각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라져 버렸다.

 

매주 빵빵 터지길 바라진 않는다. 그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고, 채널이 돌아가지만 않게 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