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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무한도전:도전 달력모델 - 납득하기 힘든 8월, 아쉬웠던 9월

저는 무한도전의 팬임을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늘 그렇듯 본문은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개인적으로 달력모델특집은 그다지 재미를 못 느끼는 편이다.
최초 달력에 비해 해가 지날수록 사진의 질은 높아졌지만 웃음만 놓고 봤을때는 다른 컨셉의 방송분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난주 결방에 아쉬워 했고 이번주를 더욱더 기다렸는데, 달력모델편이 시작되자 "아, 오늘은 재미가 좀 떨어지겠구나"라는 생각이 스쳤고 결론부터 말하면 예상이 적중했다.

7월 모델편에서 길이가 탈락함에 따라 6명으로 줄었고, 8월은 2명씩 콤비를 이뤄 경찰을 주제로 찍었고, 각팀당 50장의 제한된 컷으로 베스트컷을 만들어야 된다.
길이가 정해준 멤버들로 이루어진 콤비는 유재석과 정형돈, 박명수와 정준하, 노홍철과 하하였다.
가장 호흡이 잘 맞는 멤버들로 정해진 콤비였다고 생각되는데, 다르게 생각하면 식상하다는 느낌도 지울순 없을 것이다.

먼저 유재석과 정형돈은 유럽풍 형사 컨셉으로 탈락된 길이 범인 역할로 나왔다.(다른 두팀에도 마찬가지였고)
재석, 형돈 둘다 바바리 코트를 입고 취조실에서 취조하는 모습을 담았으며, 정형돈은 길이 앞에서 직접 맞대고 있고 유재석은 취조실 밖에서 지켜보는 역이었다.
초반 길이의 무리한 분량욕심으로 재석과 형돈의 타박을 들었지만 둘의 협박과 무력사용에(?) 겁먹은 길이 진지하게 임해준 덕에 멋진 사진이 나왔다.(길이 가만히 있자 결과물은 더 좋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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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석, 형돈의 표정도 좋고 길의 모습도 잘 나온 베스트컷>

홍철과 하하는 영화 나쁜 녀석들을 모티브로 잡고 홍철은 첫사랑을 길에게 뺏겼다는 콘셉을 잡는다. 그것이 하하에게 놀림의 대상이 되지만.
현장에서 범인을 잡은 상황을 연출하고 길은 복면을 쓰기도 하고, 홍철에게 밟히는 등 갖은 고생을 하지만 얼굴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어차피 길은 보조 출연자 역할이니.(안쓰럽지만 어쩔수 없는 탈락자의 운명이다.)
두번째 상황은 범인을 검거한 후 차에 기대어 찍은 컷인데 꽤 괜찮은 결과물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걸어오는 장면과 뒤돌아보는 장면은 4장 남은 상황에서도 수준급의 결과물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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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는 순간 "나쁜 녀석들"을 비롯한 헐리우드의 경찰 영화들이 떠오른다>

명수와 준하 역시 취조실 장면인데 우리나라 형사 컨셉에 맞게 투캅스의 설정을 빌려와서 찍는다.
시작부터 성질내는 명수는 본 촬영중에도 끊임없이 짜증내고 자신 위주의 상황을 연출하려 하면서 준하와 갈등을 빚는다.
결과물 역시 준하의 종이 던지는 컷과 표정연기가 없었다면 최악의 컷이 될뻔 했다.
한번 미운털이 박힌 박명수는 요즘 뭘해도 밉게 보이는 것 같다. 무한도전 전성기(2,3년전이지 않을까 싶다.)에는 명수의 그런 캐릭터가 웃음도 주고 분량도 만들었지만 레슬링 특집 이후 급격히 떨어진 체력과 불성실한 방송태도는 웃음이 짜증으로 바뀌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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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물은 훌륭하나 둘의 호흡은 부족 이라는 총평>

탈락자 발표전 대기실에서 재미삼아 길이가 찍은 멤버가 탈락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진다.
특별 심사위원으로 나온 장항준 감독의 심사평은 영화감독다운 날카로운 평가와 특유의 말투로 웃음도 만들어 냈지만 결과는 내 예상과 달랐다.

9월의 컨셉은 추석에 맞춰 남사당패가 왕 앞에서 재주를 선보이는 상황이다.
남은 멤버는 5명. 8월 탈락자 홍철이 왕으로 분장하고 각 멤버들이 각각 다른 역할을 맡아서 찍은 컷.
하하는  덜미(꼭두각시 놀음), 재석은 풍물놀이, 준하는 버나(대접 돌리기), 형돈은 어름(줄타기), 명수는 덧뵈기(탈놀이)를 뽑았다.

첫번째로 형돈의 줄타기.
무거운 몸 때문에 줄에 앉아 있는 컷은 아쉬웠으나, 줄을 타는 컷은 베스트컷이라 해도 손색없는 모습이었다.
두번째로 하하의 꼭두각시 놀음은 뭔가 아쉬운 촬영이었다.
세번재로 명수의 탈놀이 역시 강렬한 인상은 남기지 못했지만 분장이 웃음은 유발했다.
네번째로 준하의 대접돌리기는 돌리는 기술에 비해 자세는 좀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재석의 풍물놀이는 상모돌리기와 소고치는 장면에서 사진작가의 "빨리, 더빨리"하라는 요구가 인상적(?)이었다.
위의 글에서도 느껴지듯이 개인적인 9월 우승자는 형돈이라 생각된다.(심사위원에게도 호평을 받았으나 결과는 재석이 1위로 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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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으로부터 극찬을 들은 베스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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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주로부터는 9월 사진중 베스트라는 평을 듣는다.>

9월 촬영은 내용이나 분량 모두 8월에 미치지 못해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특이했던 점은 정형돈의 유재석에 대한 불평이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다.
지난 미드나잇 서바이벌 특집에서도 마지막 배신을 하는 모습은 너무 의외였고, 이번 방송에서도 유재석이 심사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듣자 뒤에서 끊임없이 불평 불만을 털어 놓았다.
"햇님"거리며 재석 왕팬(?)이던 모습은 어디 갔을까? 미친 존재감에서 나오는 자만심? 자신감?
어떤 것이든 최근들어 보이는 나머지 멤버들의 재석에 대한 질투와 불만은 예전의 그것과는 조금 달라 보인다.

태호피디의 자막처럼 박명수의 운은 정말 천운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놀라웠다.(8월 박명수의 촬영 장면은 보는내내 짜증이 나서 이 글에서 좀더 비난하려 했으나 별로 생산적이지 않을 것 같아 이쯤만 하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주에는 달력모델의 마지막 방송이 나올 예정이다.
기사를 보니 지난주 결방으로 달력판매일이 방송일보다 빨라 지는 초유의 사태를 막고자 편성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렇게 된다면 너무 큰 스포일러가 될테니.

전체적으로 무한도전의 규모가 커지는데 그럴수록 예전의 소소한 도전들이 그리워진다.
이번 달력편만 해도 맨처음 한겨울에 여름달력 사진을 찍으면서 힘들어 하던 멤버들과 어설프지만 그래서 더 무한도전다웠던 장면들이 생각난다.
팬들의 반응도 이러한 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호평과 비평이 엇갈리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태호피디 입장에서도 머리 꽤나 아플 것 같다.

사족: 이번에도 최모 준용기자는 기다렸듯이 비난기사를 썼더군요. 그나마 이번엔 약간의 설득력이 있는 듯 했지만,(아주 일부분에 해당한다.) 매번 방송이 끝나면 시청소감문 보다 못한 글을 기사랍시고 쓰는 그가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