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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들

[잡담]점점 이상해지는 베토벤 바이러스와 필리스의 통산 두번째 월드시리즈 우승

더욱 혼자 고립되어 가는 강마에와 여전히 대립중인 다른 사람들.

베토벤 바이러스가 첫 방송을 탔을때만 해도 일부 여론과 언론은 노다메 칸타빌레(솔직히 노다메를 1회만 봐서 잘 모르겠지만 클래식을 주제로 다뤘다는 것 외에는 그다지....)와 비교하곤 했지만,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홍작가들 특유의 감각적인 대사와 감독의 빠른 연출로 인기도 높아졌고 나 역시 러브라인이 전면 부각되기 전까진 가장 재밌게 보던 우리나라 드라마였다.
그러던 드라마가 두루미를 두고 두 강건우의 삼각관계가 시작되면서 내용은 산으로 가기 시작하더니 지난주와 어제 방송분은 저 드라마가 내가 재밌게 봤던 같은 드라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이상해져 버렸다.
일명 홍자매로 불리는 두 작가 최대 히트작이랄 수 있는 환상의 커플도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극 역시 상당히 재밌게 흘러 가다가 종반으로 가면서 힘을 잃었고, 쾌도 홍길동 역시 초반 신선함을 계속 유지하지 못한 채 중반이 넘어가자 극의 내용과 힘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보았던 터라 더욱 아쉬움이 크다.
개인적으로 과도한 애정관계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도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지금 흘러가는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고 있노라면 아쉬움이 너무나 크다. 평소 김명민에 대해 별 호감이 없었지만 이 드라마로 인해 팬이 되어 버렸고, 평소 클래식을 들으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았던 나에게 클래식에 대한 관심도 높여 주었기에 드라마가 끝까지 좋은 드라마로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하지만 그런 바람과는 달리 20년을 지휘만 해 온 강마에와 제 아무리 천재성이 있다고 1년도 제대로 배우지 않은 어린 강건우가 그와 대등한 실력이라는 설정은 정말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극중에서 강마에가 한 대사중에 모차르트가 어느날 갑자기 좋은 곡들을 쓰기 시작한게 아니라 5살때부터 피아노를 배우며 열심히 노력한 결과물이 하나씩 나온거라고.(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잘...)
모차르트 역시 천재라고 알려져 있으며, 그의 그늘에 가린 살리에르가 가진 컴플렉스는 너무나 잘 알려진 얘기다.
그런 모차르트 역시 피나는 노력끝에 수많은 좋은 곡들을 쓸 수 있었던 거라 생각된다. 물론 일반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보다 유리한 조건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리고 지휘라는 게 천재성만 가지고 될 수 있는 일인가?(지난 주 방송됐던 서태지 심포니를 보면서 톨가 카쉬프의 지휘에 전율이 일 정도였다. 그를 잘 몰랐음에도.) 수많은 악기소리를 듣고 조융해야 하고 단원들과도 잘 호흡해야 되며, 관객들에도 그 감정을 잘 전달해야하지 않나?(지휘라는 걸 전혀 모르지만 상식적인 시각에서 말이다.)
그런데 극중에선 그런 일련의 과정은 잘 나타나지 않았고 경험도 미미한 상태인데도 얼핏 들으면 어떤 면에선 강마에를 능가한다고 까지 한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픽션이라도 어느정도 개연성이나 인과관계는 맞아야 보는 입장에서도 몰입을 할 수 있고 그 극에 환호를 보내기도 할 것이다. 뜬금없이 너무나 과장된 이야기는 보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뿐이다.

이젠 몇회 안 남은 것 같은데 부디 앞으로라도 이전에 보여주던 강마에 포스를 다시 보여줬으면 한다.


그리고 그저께 폭우와 강한 바람으로 6회까지 3:3 동점상황에서 서스펜디드 게임선언이 되고 어제도 비로 인해 연기되었다가 오늘 드디어 경기가 재개되었다.
결과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4:3 승리로 끝이 났다.
그저께 비로 순연된 이유를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있지만 그건 내가 상관할 바 아니고 별로 관심도 없다.
단지 두팀의 경기에만 관심이 갈 뿐이지.
오늘 경기의 전환점이 된 필리스 2루수의 수비를 보면서 "아 저 상황에서 저런 생각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좀 치사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허를 찌른 그의 수비로 인해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 버린 결과를 가져왔다.
개인적으론 템파베이에 좀더 애정이 있었지만 양팀다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벗어난 호성적이었고 시리즈 내내 좋은 경기들을 보여 주었다.
양키스와 레드삭스 틈바구니에서 만년 꼴찌팀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던 템파베이 레이스.
1980년 첫 우승 이후 28년만에 두번째 우승을 차지한 필라델피아 필리스.
이 두팀이 보여준 결과야 말로 스포츠가 가진 매력을 너무나 잘 보여준 경우가 아닌가 싶다.
예측불가능. 그것에 스포츠가 가진 최고의 매력이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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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어제 방송을 보면서 딴짓을 좀 하느라 자세히 못봤던 부분인데 다시 보니 저 씬에 엄청난 웃음포인트가 있어서 캡쳐를 해 봤다.
박혁권의 부인은 진통으로 괴로워 하고 저 아이는 그 모습을 보고는 울고 있는데도 강마에는 침착하게 박혁권의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전화가 안되자 두루미에게 전화해서 출산소식을 전한다.
그리고 병원에서 보여준 강마에의 직업병(?)과 저 사진속 표정. 약간은 당황한 듯한 강마에와 계속해서 울고 있는 아이. 의외의 상황에서 더 큰 웃음이 나온것 같다.
그리고 15회 방송에서는 지휘자로써 원래의 강마에 모습으로 돌아오는 듯 하던데, 다음주엔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