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 김구라의 다작(多作)이 미치는 영향

(몇주전부터 글을 쓰려고 했는데 미루다가 여기까지 왔네요)

 

편의상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지난주 방송된 MC 강력추천 특집은 봉만대 감독과 김수용 정도만이 제 역할을 했고 김예림과 려욱은 이전에 나왔던 다른 예능에서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봉만대 감독의 맹활약으로 김구라는 자신의 감이 살아있다고 으시댔지만 정작 MC 김구라는 이미지 소모가 너무 많아져 있는 상태로 보인다.

 

우선 김구라 리즈시절(당시도 다작을 하던 때였다.) 그의 진행 방식을 떠올려 보면 비록 속물적인 멘트도 있었고, 목소리도 컸지만 핵심을 찌르거나, 감히 누구도 물어보지 못할 것 같은 질문들을 하면서 게스트를 당황시키면서 방송분량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복귀 후 보이는 모습은 말이 많고 목소리만 클 뿐 핵심을 찌르는 질문은 보기 어려워 졌고,

문제는 본인도 그걸 알고 있다는데 있다.(라디오스타에서도 이를 언급한 적이 있다. 물론 규현에게 연습생을 언급하면서 몰아가거나 하는 멘트가 있었지만 그 빈도가 너무 뜸해졌다.)

공중파 복귀 후 중간에 투입된 프로그램 두개는 폐지가 됐고, 라디오스타(이하 라스)는 우여곡절 끝에 다시 투입이 됐지만 김구라 효과라고 할 만한 반등은 보이지 않고, 추석연휴에 선보인 김구라가 MC를 맡은 파일럿들중에 하나도 정규편성을 받지 못했다.

거기에 김구라를 공중파로 돌아 오게 한 일등공신인 썰전도 점점 힘을 잃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첫코너에선 두명의 패널을 컨트롤하기도 힘겨워 보이고, 미디어비평에서는 예상가능한 멘트를 하거나, 자신이 모니터 안한(못한?) 주제들이 나오면 이윤석 정도의 존재감을 보일때도 있다.(박지윤의 임신 소식을 접하자 김희철 투입의 이유가 어느 정도 이해되었다.)

 

다시 라스로 돌아와서, 재투입 초반에는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컨셉을 잡더니 시간이 지나자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듯 했다. 겉으로 보기엔 말이다.

하지만 라스를 계속 봐왔던 시청자 입장에서 최근의 김구라 모습은 멘트 양만 많고 건질 것이 별로 없는 평범한 모습으로 보인다. 자신보다 후배이거나 아는 사람들에겐 막말도 서슴없이 하지만 조수미, 김해숙 등이 나왔을 때는 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그들에게도 막말을 해야된다는 소리는 아니다. 물론 후배나 지인에게도 말이다.)

그렇게 "몸을 사리는 김구라?" 지금은 이른바 돌직구라는 말이 유행일 정도로 독설이 강력한 무기가 아니다.

그의 다른 무기인 얕고 넓은 지식도 최근의 트렌드를 쫓아가진 못하면서 예전의 것만 반복하고 있다.

케이블, 종편, 공중파 가릴 것 없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의 기사를 보기는 쉽지 않다. 그건 그만큼 그의 화제성이나 파급력이 약해졌다는 말도 될 것이다.

 

김구라는 신정환의 자리가 대체 가능하다고 했지만, 현재의 라스를 보면 그가 얼마나 김구라를 잘 컨트롤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지금은 김구라의 폭주 기관차같은 진행에 윤종신은 물론 김국진도 어쩌지 못하고 있다.(간혹 윤종신의 김구라에 대한 깐족거림이 있지만 단발성일때가 많다.)

제작진 교체와 김구라의 투입도 변해버린 예능 트렌드와 토크쇼의 부진을 만회하긴 힘들어 보인다.(봉만대 감독의 초반 조언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었다. 말로 하는 예능이 저물고 있다는)

자신의 친정과도 같은 곳에서 자신의 최대강점인 토크로 지금과 같은 성적이면 그의 부진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

 

프로그램 갯수를 늘리려 하지 말고 컨텐츠를 늘리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몇년 전 놀러와에 이경규와 같이 나와서 그 해의 예능을 정리하는 특집에서 김구라가 신정환에게 했던 말이 있다. "신정환은 남극의 빙하와 같다. 서서히 녹고 있다"고.

저말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사족: 과연 김구라 본인은 박명수에게 했던 조언 중에 해당되는 것이 없을까?

안다면 그걸 고칠 수 있을까?

 

윤종신도 김구라가 돌아오고 나서 힘이 약해진 듯한 모습이다.(김구라 복귀 때문만은 아니지만 타이밍이 공교로웠다.)

 

규현은 케미가 문제가 아니라, 너무 "어린양"으로 변해 버렸다.

 

김국진은 언제까지 오프닝과 클로징 멘트로 연명할 것인가, 김수용의 질문에 답하던 김국진의 모습이 계속 될 순 없을까?